Wwise에서 환경음 시스템 설계하기

게임 오디오

소개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Soundcuts의 사운드 디자이너이자 Airwiggles의 공동 설립자인 루이스(Lewis)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제가 가장 먼저 손대는 오디오 작업, 바로 환경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희 Soundcuts 팀은 최근 Supermassive Games의 더 쿼리(The Quarry) 개발에 참여했으며 저는 환경음을 비롯한 여러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비디오 게임에서 환경음 사운드 디자인은 종종 간과되곤 합니다. 특히 초보 사운드 디자이너의 데모 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환경음은 세계관을 구축하고, 사실감을 더하며, 분위기를 설정하고, 스토리를 전달하며, 때로는 새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에게까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환경음은 단순히 몇개의 스테레오 루프 사이를 전환하는 Switch Container 작업을 넘어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닌 영역입니다. 저도 최근 본격적으로 환경음 디자인의 세계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환경음을 가능한 한 풍부하고 섬세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려 합니다!

1단계: 방향 잡기

기술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항상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환경음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까?" 제가 지향하는 환경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실감 더하기: 이 대륙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 소리, 어울리지 않는 자동자의 엔진 소리, 시간대에 맞지 않는 곤충 소리 때문에 플레이어의 몰입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훌륭한 오디오는 사람들을 세계 속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모든 디테일이 살아 있을 때, 플레이어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게임에 빠져들게 됩니다.
  • 플레이어의 위치감 주기: 플레이어가 눈을 감고도 자신이 맵의 어디쯤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충분한 사운드 이미터와 창의적인 구현 기술로, 플레이어는 자신이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어느 높이에 있는지, 맵 내의 주요 지점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스토리 전달하기: 오디오의 모든 요소가 그렇듯, 환경음 역시 플레이어에게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잘 배치된 가구의 흔들림 소리는 공포 게임에 몰입한 플레이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수 있고,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 사이렌 소리는 분주한 도시의 액션 씬에 긴장감을 더해줄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갖춰지고 나면, 내러티브에 맞게 이를 다듬고 변형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바탕으로, 저는 가장 먼저 소스가 될 자료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가능한 한 자세하게 표현하고 싶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장면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요소에 사운드를 추가하고자 합니다. 숲을 배경으로 한 레벨이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과 사운드 라이브러리들을 훑어보여 사용할 만한 사운드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 나무와 덤불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
  • 새 지저귐 소리
  • 곤충 우는 소리
  • 사슴, 여우, 개구리 등과 같은 다른 동물의 울음 소리
  • 야생 동물이 기어다니거나, 나무를 타거나, 날아다니거나, 딱따구리처럼 나무를 쪼는 소리 등
  • 강이나 시냇물 소리
  • 고속도로의 자동차부터 하늘을 나는 비행기까지, 멀리서 들려오는 차량 소리
  • 나무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
  • 나무와 덤불에서 나는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가지와 솔방울 소리
  • 나뭇잎과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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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숲속 환경음의 여러 레이어를 포함한 일반적인 REAPER 세션.

그다음 이 소리를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합니다. 환경음을 만들 때는 여러 가지 타입의 환경음 애셋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크게 2D와 3D 두 종류의 사운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2D 사운드는 위치 정보 없이 재생되는 스테레오 또는 서라운드 사운드로, 단순한 룸 톤이나 바람 소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3D 사운드는 특정 오브젝트에 배치하고 사용자가 정의한 감쇠 설정을 적용하는 모노 사운드로, 에어컨 소리나 조명 장치의 전기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모든 구현이 완료되면 플레이어가 어디에 있든 풍부하고 생생하게 들리는 2D 및 3D 사운드의 조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소스 자료를 수집할 때 고려하는 애셋 타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D 베드(루프): 전체적으로 깔리는 반복 재생되는 전형적인 스테레오 환경음입니다. 저는 이를 베드(bed)라고 부르는데 그 위에 다른 모든 사운드들이 얹히기 때문입니다. 2D 베드의 역할은 오디오 리스너의 위치와 관계없이 환경음의 일관성을 부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완전한 무음 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2D 베드는 실내 룸 톤, 은은한 바람 소리, 우주선 진동음처럼 눈에 띄지 않는 사운드로, 일반적으로 너무 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2. 2D 원샷(랜덤 재생용): 가장 드물게 사용하는 사운드 타입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Random 또는 Sequence Container를 활용해 2D 오디오 애셋을 루프로 트리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환경음 디자인 중에서도 논다이제틱(non-diegetic, 게임 공간 밖)에 더 가까운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공포 게임에서 랜덤한 간격으로 재생되는 으스스한 유령 속삭임 사운드를 만들 수 있지만, 반드시 특정 지점에서 발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사운드 애셋의 볼륨과 패닝을 랜덤화하면 플레이어는 그 소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대신 그 소리들은 마치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더 쿼리에서 이와 비슷한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으스스한 고지대 산책로를 걸을 때 소름 끼치는 돌풍 사운드의 볼륨과 패닝을 랜덤으로 재생되도록 설정했습니다.
  3. 2D 연출 효과음(sweetener): 한 번만 재생되는 개별 애셋으로 분류합니다. 아무리 최고 수준의 정교한 환경음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도 특정 카메라 샷을 살리기 위한 맞춤형 오디오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으스스한 동굴을 바라볼 때 들려오는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라든가,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에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들리는 독수리 울음소리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2D 연출 효과음은 인게임 컷씬 작업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리니어 미디어에서처럼 각 카메라 샷에 맞춰 맞춤형 환경음 레이어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3D 스팟(루프): 전체 애셋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운드 타입입니다. 레벨 내의 개별 오브젝트나 특정한 위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운드가 재생됩니다. 이러한 사운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냉장고나 물이 떨어지는 수도꼭지처럼 명확하게 소리를 내는 오브젝트부터, 닫힌 창문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외부 소음이나 천장 파이프를 타고 흐르는 미묘한 소리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운드들을 가능한 한 많이 레벨에 채우려고 합니다. 나중에 너무 복잡해진다고 느껴지면, 얼마든지 덜어낼 수 있거든요!
  5. 3D 원샷(랜덤 재생용): 2D 원샷과 마찬가지로, 때때로 레벨 내 특정 위치에서 특정 애셋을 랜덤으로 트리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방식은 조류나 야생동물 사운드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새 지저귐, 쥐의 찍찍소리, 여우 울음소리 등을 해당 동물이 살고 있을 법한 위치에 배치한 다음, Wwise의 랜덤 딜레이, 피치, 볼륨 기능을 활용해 반복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로써 파일 공간도 함께 절약할 수 있습니다.
  6. 3D 연출 효과음(sweetener): 2D 연출 효과음과 마찬가지로, 환경 내 특정 오브젝트에 적절히 배치된 애셋을 활용하여 필요할 때 환경음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는 플레이어가 총을 쐈을 때 해당 지역의 모든 새들이 날아가는 효과음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 효과음을 새가 울던 위치에 배치하면 더 몰입감 있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이제 사운드 소스를 위한 흥미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충분히 모였으니, 애셋 제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관련된 효과음을 모으고 직접 환경음을 녹음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레이어가 동시에 재생되는 환경음 시스템에서는 각 레이어의 소리가 너무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노이즈 플로어(Noise Floor)는 최대한 낮게 유지하고, 일부 파일이 간간이 삐걱거리는 소리나 작은 디테일만 담긴 거의 무음에 가까운 상태여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지금부터 잠깐, 환경음을 구성하는 '새소리' 레이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작업한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배경에 새소리가 필요했습니다. 예전에는 주로 샘플 라이브러리에서 'birds'를 검색한 다음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되는 소리를 골라 사용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방식은 결과적으로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새소리의 세계는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방대했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전 세계에는 수천 종의 새가 있고, 이들은 각기 다른 울음소리를 지니며, 그 소리는 특정 지역과 계절에만 두드러지게 들립니다. 미국의 어느 한 지역에서 들을 수 있는 새소리는 남쪽의 다른 지역에서 들리는 소리와 크게 다릅니다. 인터넷의 힘을 활용하면 게임에 설정된 지리적 위치에서 가장 흔한 새가 무엇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새들의 울음소리를 계절, 시간대, 주변 환경에 맞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새들이 물가 근처에서 자주 발견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죠. 해당 지역에 실제로 서식하는 새들로만 환경음을 구성하면 소리풍경은 훨씬 더 독창적이고, 디테일하며, 사실적으로 들릴 것입니다. 게다가 새를 좋아하는 플레이어가 듣는다면 그 만족감은 더욱 크겠죠! 물론 이 점도 언급할 가치가 있습니다. 탄탄한 이야기 진행에 도움이 된다면 규칙을 약간 어겨도 괜찮습니다. 마치 거의 모든 헐리우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물새(Loon) 소리처럼 말이죠. 사실 기술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소리 하나는 정말 인상적이니까요!

다른 야생 동물과 생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우, 사슴, 곤충 등은 서식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고유한 소리를 냅니다. 제 동료 크리스 졸리(Chris Jolley)는 더 쿼리에 귀뚜라미 효과음을 추가하면서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돌베어 법칙(Dolbear’s Law)에 따라 야외 온도가 높을수록 귀뚜라미가 더 자주 운다는 사실을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역공학 방식으로 게임 내 각 위치의 대략적인 온도를 산출한 뒤, 그에 맞춰 귀뚜라미 울음 소리의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이처럼 세심하게 신경 쓴 덕분에 플레이어가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각 장소가 더 생생하고 차별화되어 느껴졌습니다. 환경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 그대로 환경음에 진짜 생명을 더하는 것입니다. 어떤 동물들이 어디에 서식하고 있을지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하실의 오래된 음식 근처에서 찍찍 거리는 쥐 소리나, 밤 도시 풍경 속 거리를 울리는 여우의 울음소리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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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다양한 2D 및 3D 앰비언스 스템으로 구성된 간단한 Wwise 세션

2단계: 다이내믹하게 만들기

저는 보통 레벨 내 모든 카메라 위치마다 고유한 환경음 믹스가 들리도록 신경 씁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제가 환경음에 충분한 디테일을 더하도록 도와주며,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스타일인 영화 속에서 들릴 법한 환경음을 구현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영화나 TV에서는 보통 카메라 컷이 바뀌면 환경음 트랙도 함께 잘려 다음 장면에 맞는 환경음으로 바로 전환됩니다. 카메라 컷이 여러 번 바뀌어도 환경음이 그대로 유지되는 방식은 제 경험상 비디오 게임에서만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고, 개인적으로는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디테일한 환경음은 단순히 카메라 컷에 따라 즉시 전환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는 카메라처럼 부드럽게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각 환경음 레이어가 늘어나고, 변형되며, 때로는 패닝되어 플레이어가 실제로 그 세계를 직접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소리로 전달합니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 플레이어는 소리를 듣기보다 '느끼는' 방식으로 게임에 몰입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미 만들어 둔 환경음 애셋들을 재생하는 사운드 이미터들이 맵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므로, 이제 맵의 모든 지점에서 고유한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Wwise를 활용하고, 이 글에서 다루는 Unreal과 결합하면 환경음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은 환경음 시스템에 상호작용 요소를 추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시스템 중 하나는 'CameraHeight'라는 RTPC입니다. 이 RTPC는 게임 내 거의 모든 환경음 애셋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RTPC 값을 카메라 위치에 따라 수동으로 설정하거나 오디오 볼륨 액터를 사용하여 자동화하면 고도에 따라 조형되고 변조되는 환경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카메라 위치가 높아질수록 새소리를 키우고 곤충 소리를 감쇠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활용 예입니다. 또한 다양한 2D 레이어(예: 룸 톤이나 바람 소리)에 필터와 피치를 추가로 제어하여 환경음 베드의 톤을 살짝 변화시키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지면에서 들리는 바람소리는 일반적으로 풀, 나무, 덤불 등이 흔들리며 생성되는 고주파 성분이 강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소리는 점차 약해지게 됩니다. 너무 사실적인 소리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디오 스토리텔링을 극대화하고, 비슷하게 들릴 수 있는 구간들 사이에 확실한 차이를 부각하기 위해 RTPC 커브를 과장되게 설정한 레이어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 레이어에 피치를 강하게 조절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특정 고도에서만 들릴 수 있는 전용 환경음 레이어를 적용하는 것도 즐겨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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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CameraHeight RTPC에 따라 'Bird Crow' Random Container의 볼륨을 조절하는 모습. 카메라가 높아질수록 새소리가 더 크게 들림.

제가 사용했던 또 하나의 핵심 시스템은 'CameraShotType' State Group입니다. 이 시스템은 특히 더 쿼리 처럼 빠르게 바뀌는 카메라 컷이 자주 등장하는 컷씬에 유용합니다. 핵심 아이디어는 사용된 카메라 샷의 유형에 따라 여러 개의 State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Close Up(클로즈업)', 'Wide(와이드)', 'Low(로우)'와 같은 상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이 State를 활용해 전역으로 관리되는 Ambience Bus에서 볼륨과 필터를 아주 미세하게 조정합니다. 예를 들어, 'Close Up' 카메라 상태에서는 Ambience Bus의 볼륨을 몇 데시벨 정도 낮추고, 'Low' 카메라 상태에서는 약간의 로우패스 필터를 적용합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미묘함'입니다. 믹스를 과하게 바꾸기보다는 카메라 컷마다 환경음이 '시네마틱' 스타일처럼 잘려 들리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아주 섬세하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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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CameraShotType State가 Ambience Actor-Mixer에 영향을 주는 모습. 카메라 샷 유형에 따라 Ambience Bus 전체에 각기 다른 미묘한 효과가 적용됨.

앞서 오디오 볼륨 액터를 사용해 RTPC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아이디어를 간단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카메라나 플레이어가 특정한 영역 안에 들어왔을 때 RTPC나 State를 제어할 수 있도록 레벨 내에 보이지 않는 히트박스(hitbox)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벨 전체를 감싸는 큰 오디오 볼륨 액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카메라의 높이에 따라 CameraHeight RTPC 값을 0에서 100 사이로 설정하면 고도에 따른 환경음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법은 다른 영역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태 변경을 활용하는 기본적인 활용법 중 하나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개방된 대피소 아래에 이러한 액터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State를 트리거하여 빗소리에 필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레벨이 실외이며 강풍이 부는 상황이라면 벽이나 건물, 방풍 시설 주변에 오디오 볼륨 액터를 배치하여 2D 환경음의 바람 레이어에 필터를 적용하고 세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플레이어와의 거리에 따라 RTPC 값을 변화시켜 바람 소리가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저는 환경음 시스템에 다이내믹과 상호작용 요소를 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Wwise와 Unreal을 활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어떤 조작이나 행동을 했을 때 아주 미묘하더라도 환경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을까요? 플레이어가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동굴 천장을 비추면, 박쥐들이 날아가는 소리를 추가해볼 수도 있겠죠! 폭풍이 곧 불어닥칠 예정이라면, 잠시 바람의 세기를 줄여서 '폭풍전야'를 연출할 수도 있겠구요! 어떤 게임은 이런 다이내믹한 환경음을 활용해 '제4의 벽'을 깨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Black & White 게임에서는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이름 정보를 몰래 스캔한 뒤, 자정이 넘은 시간에 플레이하면 게임 중 환경음에서 플레이어 실제 이름을 속삭이는 소름 끼치는 소리를 재생합니다. 이건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네요!

3단계: 규칙 깨기

지금까지 살펴본 Wwise 구현 팁들은 환경음에 디테일을 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물론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미디어 사운드의 본질적인 목적은 결국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감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디테일과 연출 효과를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팁과 요령들을 활용해 '현실을 살짝 비트는 방식'으로 플레이어가 느끼도록 의도한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새와 야생 동물에 집중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계절과 시간대에 맞춰 실제 서식지의 새들을 포함한 다양한 야생 동물의 이미터를 구축하여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야생 동물, 그중에서도 새소리는 청중에게 특별한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새소리는 보통 행복하고, 고요하고, 차분한 인상을 주지만, 까마귀(crow)나 큰까마귀(raven)와 같은 특정한 새들은 종종 죽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새 울음소리는 일반적으로 애절하거나 으스스한 분위기와 함께 사용되며, 부엉이 소리는 밤이라는 것을 청중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주는 데 효과적이지만 너무 자주 사용되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새의 종류마다 다양한 감정적 반응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전달하려는 감정을 잠재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정한 새소리가 있는지 한번 고민해 보세요. 그런 다음, 앞서 소개한 Wwise 기법들을 활용해 이러한 감정 전달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평화로운 새소리가 가득한 여름 숲속을 즐겁게 걷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전개로 무서운 몬스터들과 싸우거나 도망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새소리는 꺼버리세요! 무서운 존재와 싸우는 상황인데도 울새 무리가 아름답게 지저귀고 있다면, 뭔가 어색하고 부조화스러운 연출이 될 수 있습니다. 총성이 울리는 순간 새들이 갑자기 날아가며 소리가 즉시 사라지도록 연출할 수도 있고, 또는 새들이 서서히 위험을 감지하고 날아가듯 소리를 점차 줄여나가는 방식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인지하기 전부터 무언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최종 보스의 본거지 같은 죽음을 암시하는 무언가를 멀리서 보게 된다면, 그 순간 까마귀, 큰까마귀, 혹은 대머리독수리의 불길한 울음소리를 살짝 연출해 보세요. 이것은 심슨 가족(The Simpsons)에서 유명하게 사용된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보여주는 모든 장면에서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이곳은 호머 심슨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장소이자, 더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볼링장에서 일하고자 했던 그의 꿈을 짓밝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현실에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사운드 디자이너의 목표는 환경음 시스템에 상호작용을 더해 플레이어의 감정을 은연중에 자극하고, 이를 통해 게임을 더욱 몰입감 있게, 흥미롭게, 궁극적으로 즐겁게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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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MonsterProximity라는 새로운 RTPC를 기반으로 ‘Bird Finch’ Random Container의 소리를 서서히 뮤트하는 RTPC를 추가한 모습. 위험이 다가오면, 밝게 들리던 핀치 소리가 점차 작아짐.

다른 야생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우 울음소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들어보셨나요? 저는 늦은 밤 귀가길에 여우 울음소리를 들으면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를 응용해 특히 공포스러운 배경에 멀리서 으스스하게 들리는 여우 울음소리를 트리거해보는 것도 좋겠죠? 거미나 작은 벌레, 기이한 소리를 내는 동물의 움직임이나 울음소리를 2D 또는 3D의 랜덤한 위치에서 들리게 하면, 공포 게임 플레이어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됩니다. 귀여운 동물, 예를 들어 토끼나 참새, 고양이의 소리를 트리거하는 경우에는 이런 연출이 잘 먹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윙윙거리는 파리 소리, 거미의 움직임 소리, 위협적으로 들리는 동물의 울음소리를 사용한다면 매우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참고: 이러한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동물을 위협해서는 안 됩니다!).

환경음을 활용해 플레이어를 무의식적으로 특정 위치로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 아티스트가 창의적인 조명 기법을 활용해 플레이어에게 다음 목적지를 암시하거나 숨겨진 비밀에 주의를 끌듯이, 환경음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어가 지하실처럼 무서운 장소를 더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음산하고 불안해지는 드론이나 룸톤 같은 사운드를 미묘하게 섞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반드시 드론 계열의 환경음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오디오 볼륨 액터를 활용하면, 플레이어가 특정 지역에 가까워질수록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환경음 레이어를 살리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환경음을 다이내믹하게 변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끝에 위험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는 동굴을 천천히 탐험하고 있다면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물방울 소리, 기어다니는 벌레 소리마 낮은 톤의 럼블(rumble)소리를 점점 강조하고, 바람 소리는 점차 줄여보세요. 이를 통해 익숙함과 안전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3D 스팟을 활용해 플레이어를 레벨 내에 비밀 장소로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 쿼리에서는 모든 수집 아이템인 '타로 카드' 근처에 까마귀 울음소리를 배치했습니다. 이 타로 카드들은 유령인 엘리자가 레벨에 숨겨둔 것이며, 그녀는 오두막에서 '마법 동물'인 까마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만든 연출 환경음을 더해 지금까지 구축해온 복잡한 환경음 시스템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수많은 오디오 소스와 상호작용 변수들이 잘 구축되어 있더라도, 이야기의 특정 전개나 중요한 카메라 샷에서는 의도한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별도의 연출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포스트 프로덕션의 방식을 참고해, 이야기의 핵심 장면에 단발성 연출 환경음을 제작하고 구현하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강화 방법입니다.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으스스한 유령의 저택에 들어섰을 때, 집 안에 휘파람 같은 돌풍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면 이 공간이 음산하고 황량하며 어쩌면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또는 카메라가 천천히 움직이며 프레임 밖에 있는 무언가를 드러낼 때, 그 순간에 적절한 연출 효과음을 삽입하면 플레이어에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멀리서 음산한 탑이 천천히 드러나는 장면에는 삐걱거리는 금속음, 유령 같은 속삭임, 앞서 언급한 야생 동물의 울음소리 등을 함께 연출할 수 있습니다. 지붕에 큰 구멍이 난 모습이 카메라 팬을 따라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건물의 뼈대를 흔드는 돌풍 소리를 함께 들려줌으로써 이 곳이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음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소리의 근원지를 직접 보는 순간에만 환경음을 들려주면 시각과 청각 정보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멀리 보이는 저 탑은 두렵고 공포스러운 존재다' 또는 '이 건물은 오래되어 매우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결론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환경음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게임에서 환경음을 다루는 많은 사운드 디자이너들의 작업에 비하면 저는 아직 수박 겉핧기 수준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이 새로운 환경음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실험해보는 데 영감을 주었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추가 작업 시간을 게임 예산에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직접 구축했거나 들어본 흥미로운 환경음 시스템이 있다면 꼭 소개해 주세요.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 댓글도 없다면 썰렁해서 귀뚜라미 소리라도 틀어야 할 거예요.

루이스 톰슨(Lewis Thompson)

시니어 사운드 디자이너

Soundcuts(사운드커츠)

루이스 톰슨(Lewis Thompson)

시니어 사운드 디자이너

Soundcuts(사운드커츠)

루이스는 오디오 아웃소싱 회사인 Soundcuts에서 사운드 디자이너이자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루이스는 AAA 타이틀부터 실험적인 설치 미술까지 50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영국 전역의 게임 오디오 모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이 공동 설립한 오디오 디자이너들의 소셜 네트워크 Airwiggles.com에서도 온라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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