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Star Wars Jedi: Survivor)'는 Respawn Entertainment가 Lucasfilm Games와 협력해 개발한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광활한 은하계를 무대로 펼쳐집니다. 스토리 중심의 1인 플레이어 게임으로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사건으로부터 5년 후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번 게임에서 훌륭하게 완성된 오디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오디오 팀을 직접 만나 그들의 비전과 디자인, 구현 기법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파티 광선검(Party Saber: 무지개처럼 계속 변하는 광선검)이 왜 파티처럼 들리는지, 시리즈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어떻게 각 크리처마다 독창성을 살렸는지, 같은 사운드가 반복해서 들리지 않도록 오디오 팀이 구현 단계에서 어떤 기술과 접근을 활용했는지, 팀이 뽑은 최고의 크리처 사운드는 무엇인지, 그 모든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기대되시죠?
인터뷰 출연자
광선검은 스타워즈 세계관의 중심이며, 은하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운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광선검 커스터마이징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구현하는 동시에 게임플레이에 필요한 다이내믹 요소를 유지하지 위해 어떤 점들을 고민하셨나요?
OC: 광선검 커스터마이징 요소 중 오디오에 영향을 주는 건 오직 색상뿐이에요 (참고: 이는 저희 게임에 포함된 요소이며, 스타워즈 설정상의 공식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광선검 색상에 따른 사운드 변화는 모두 버스에 이펙트를 적용해 실시간으로 처리됩니다. 유일하게 별도로 제작된 사운드는 광선검을 켜고 끌 때의 사운드이며, 이는 Switch Container를 통해 전환됩니다. 사운드는 색상에 관계없이 동일한 버스 구조로 처리되기 때문에, 모든 동적 믹싱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광선검 하나에서 나올 수 있는 사운드 조합이 총 몇 가지가 되는지, 혹시 세보신 적 있으신가요?
OC: 각 광선검은 약 20개의 고유한 스윙 동작별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고 각 사운드는 약 6개의 변형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루프 사운드와, 약 4개의 변형을 가진 광선검 켜짐/꺼짐 사운드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광선검 하나당 총 약 130개 정도의 개별 사운드 파일이 사용됩니다. 특히 칼(Cal)의 경우, Wwise에서 색상별로 추가 제작된 고유한 스윙 사운드와 크로스가드 스탠스(다른 스탠스는 공유 애셋 사용)를 포함하면, 그의 광선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유한 스윙 사운드의 조합은 약 2,700가지에 달합니다.
광선검 간에 공유되는 사운드 요소도 있나요?
OC: 네, 일부 스윙 변형 사운드는 기존 스윙 사운드에 피치만 높이거나 낮춘 버전입니다. 또한 칼(Cal)의 다양한 광선검 스탠스는 크로스가드 스탠스를 제외하면 모두 동일한 애셋을 공유하며, 실시간 변조를 통해 차별화합니다.
타입별로 소리를 다르게 만들때 미디어로 구분하는 방식과, 매개 변수를 조절해 변화를 주는 방식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나 균형을 두고 작업하셨나요?
OC: 저희는 가능한 한 광선검 애셋을 재사용하면서도 사운드 퀄리티를 높게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주로 매개 변수 변경 방식에 의존했는데, 이 방식은 믹싱을 더 수월하게 만들었고, 전체적인 품질도 더 높일 수 있었으며 반복 작업 또한 훨씬 쉬워졌습니다.
실시간으로 광선검 사운드에 변화를 주는 특징적인 게임플레이 매개 변수가 있나요?
OC: 모든 광선검의 아이들(Idle) 사운드는 오브젝트 속도에 따라 피치와 볼륨이 변하고요. 이 아이들 사운드는 스윙 사운드에 의해 덕킹되고 있습니다. 특히 칼(Cal)의 경우, 적군의 전체 수, 게임 내 현재 재생 중인 모든 사운드의 전체 볼륨, 전투 상태 등의 여러 변수들을 고려한 동적 믹싱을 적용했습니다.
파티 광선검이 진짜 파티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왜 마젠타(magenta) 색상의 광선검이 가장 좋은 소리라고 생각하시나요?
OC: 파티 광선검 사운드는 거의 우연히 탄생한 결과물이에요. 파티 광선검은 사실 단순히 여러 색상을 빠르게 전환하는 기능이에요. 그 색상 변화에 따라 오디오 이펙트를 제어하는 RTPC도 프리셋을 빠르게 전환하게 되어, 예상치 못한 혼란스러운 파티 사운드가 만들어졌죠. 저희는 그 느낌이 괜찮아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젠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 중 하나입니다. 스타워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상의 경우, 저는 일반적인 광선검 사운드와는 다르게 들릴 수 있도록 좀 더 자유롭게 작업했어요. 마젠타의 경우, 다양한 플러그인이 적용되어 있지만, 사운드의 대부분은 Wwise Tremolo로 처리됩니다. Frquency는 1000Hz로, Depth는 약 50%로 설정해 특유의 울리는 톤을 표현했습니다.
커스터마이징된 캐릭터의 외형에 따라 플레이어나 NPC의 폴리 사운드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AF: 커스터마이징은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기능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저희는 폴리 사운드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했는데요. 칼(Cal)이 착용하는 모든 의상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선정했고, 각 소재별로 전체 폴리 사운드를 녹음했습니다. 걷기, 조깅, 달리기 동작을 구분해 녹음한 것 외에도, 폴리 아티스트의 팔, 상체, 다리 움직임을 각각 따로 녹음하여 복잡성을 더했습니다. 이 덕분에 플레이어가 어떤 의상을 선택하든, 그에 맞춰 믹스하고 조합할 수 있는 충분한 사운드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데님 바지, 면 셔츠, 가죽 재킷을 선택하더라도, 저희는 그 조합에 맞는 사운드를 시스템적으로 사실감 있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전반에 등장하는 NPC 중 다수는 상체, 머리, 다리를 무작위로 조합하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서 설명한 것과 유사한 방식을 취했는데요. 여기에 무기 등 소품을 위한 레이어를 추가해 탐사자의 장비가 덜그럭거리는 소리나, 무기를 든 캐릭터의 광선총이 흔들리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모듈식 녹음 및 구현 방식 때문에 초반엔 일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후반 작업에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죠!
스피커, 헤드폰, 모노 등 다양한 출력 설정과 Default, Midnight, Studio Reference와 같은 다이내믹 레인지 모드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기술이나 고려 사항이 있었나요? 이러한 모드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가이드라인이나 작업 절차가 있었나요?
NVK: 실제로 저희는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때와 비교해 Master-Mixer Hierarchy 설정 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에서는 3D 오디오 지원을 추가했고, 다양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처리하기 위해 Mastering Suite도 활용했습니다. 3D 오디오를 지원하기 위해, 공간적 정확도를 최대한 확보하면서도 시스템 오디오 오브젝트가 과도하게 생성되지 않도록, 다운스트림 Audio Bus 설정을 신중하게 구성해야 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플레이어가 스피커, 헤드폰, 모노 중 하나를 선택하면 스피커/헤드폰 간의 패닝 방식이 전환되거나 출력 채널이 1.0으로 설정됩니다. 또한 출력 설정에 따라 다이내믹을 약간 조정하기도 하지요. 헤드폰에서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압축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Studio Reference와 같이 전체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Studio Reference 모드에서 Mastering Suite에 적용된 유일한 이펙트는 -2 dB로 설정된 리미터입니다. 스피커 출력의 기본 다이내믹 레인지 모드에서는 사운드를 부드럽게 정돈하기 위해 멀티 밴드 컴프레서를 살짝 적용했습니다. Midnight 모드에서는 멀티 밴드 컴프레서의 비율을 조금 더 높이고, 리미터도 -6 dB로 설정했습니다. Mono 모드에서는 Mastering Suite 전 단계의 볼륨을 -3 dB 줄였는데요. 스테레오 채널이 모노로 합쳐질 때 출력이 증가하여 리미터에 강하게 걸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스타워즈 세계관의 탈것들은 상징적이면서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파이터(Fighter)부터 스피더 바이크(Speeder-Bike)까지, 이들의 고유한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상호작용 요소를 확장해 나가는 일은 정말 특별한 도전일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탈것을 구현하기 위해 고려하신 점이나 적용하신 기술은 무엇인가요? 스토리텔링 관점에서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B: 게임 내 엠비언스나 전투 상황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우주선은 반복 재생(Loop)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동작합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죠. 각 우주선은 기본적으로 한두 개의 기본 루프 사운드와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보조 루프 사운드를 함께 사용합니다. 우주선은 일반적으로 리스너로 부터 멀어질수록 거리감을 표현하는 사운드 레이어(distant layer)와 기본 루프 사운드간에 크로스페이드가 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루프 사운드는 단순화하고, 필터링과 가공을 거쳐 사운드 믹스의 배경으로 깔리도록 하여 귀에 거슬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안도르(Andor)에 나오는 TIE Fighter 사운드 디자인에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요. 특히 우주선이 지나갈 때 느껴지는 강렬한 에너지를 구현하고 싶어서, 일부 우주선에는 강하게 디스토션이 걸린 '추진기' 루프 사운드를 추가했습니다. 이 루프 사운드는 감쇠 범위를 좁게 설정해, 우주선이 가까이 지나갈 때 저음이 강하게 몰아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모든 루프 사운드는 속도, 각속도, 스플라인 경로상의 현재 위치 등의 다양한 RTPC 값을 기반으로 믹싱되고 제어되는데요. 결과적으로 우주선은 움직임에 따라 사운드가 유기적으로 반응하며, 플레이어 주변을 지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변화해 입체적인 사운드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미리 설정된 시퀀스를 통해 슝 하고 지나가는 효과음(whoosh-by)이나 엔진 사운드와 어울리는 다양한 사운드를 재생하여, 스토리 전개상 우주선에 플레이어의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때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구현 과정에서 흥미롭거나 특별히 어려웠던 탈것이 있었나요?
AB: TIE Fighter의 엔진 사운드는 아마도 스타워즈 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운드일 뿐만 아니라, 이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 사운드를 제대로 들려주는 게 정말 중요했죠. 운 좋게도 저는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에서 작업했던 사운드를 기반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게임은 우주선보다는 근접 전투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주선 사운드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존재감을 주도록 만드는 게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여러 대의 TIE Fighter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몇몇 장면에서는, 우주선 사운드 시스템에서 믹스를 원하는 대로 제어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TIE Fighter의 엔진 사운드는 음색이 뚜렷해서, 여러 대가 한꺼번에 나오면 금세 소리가 지저분해지거든요. 다양한 상황에 맞게 엔진 루프 사운드의 버전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데 많은 작업을 했습니다. 각 상황에서 최적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감쇠, RTPC 등을 세밀하게 조정했어요.
살아있는 크리처 탈것의 경우: 크리처를 길들이는 과정은 사운드 디자인 작업에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크리처를 실제 탈것처럼 느껴지도록, 사운드나 울음소리, 동적인 요소를 설계할 때 어떤 점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하셨나요?
AB: 모든 크리처 AI와 탈것에는, 다른 크리처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호흡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이 호흡 시스템은 Wwise 마커 콜백을 활용해 항상 동기화를 유지하고, AI의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했습니다. 즉, 크리처가 전투를 계속하거나 탈것으로서 장시간 달리게 되면 점점 숨이 가빠지고, 호흡의 리듬도 빨라지게 됩니다. 이 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는, 호흡 주기의 진행 상태를 0부터 1사이의 부동소수점 값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 값을 애니메이션 팀에 전달해 가슴이 팽창하는 블랜딩 애니메이션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Spamel 에서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여 호흡 소리와 가슴 애니매이션이 항상 동기화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랭커(Rancor)부터 각 행성에 서식하는 다양한 크리처까지, 크리처 디자인은 게임플레이의 핵심이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됩니다. 시리즈에 걸쳐 계승되어 온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각 크리처 사운드를 고유하게 디자인하셨나요?
NVK: 랭커의 사운드를 디자인할 때, 제일 먼저 원작 사운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어요. J. W. Rinzler가 쓴 The Sounds of Star Wars에 따르면, 랭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이웃집 개를 녹음한 뒤 피치를 낮춰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희 집 강아지 조이(Zoey)를 녹음했는데요. 작은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입니다. 이 녹음된 소리에 피치를 낮춰 게임 속 랭커의 으르렁거리는 사운드 중 일부로 사용했습니다. 원작 랭커의 으르렁 소리에는 플랜저 효과가 강하게 들어가 있었지만, 저는 좀 더 현실감 있게 들리게 하기 위해 이 효과를 비교적 약하게 걸었습니다. 랭커의 포효 사운드에 관해서는, 때때로 영화의 원작 포효 소리에 제가 만든 다양한 동물 소리를 덧입혀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작에서 들었던 동물 소리의 레이어를 유추해 보고, 게임에 더 잘 어울리고 강렬하게 들리도록 살짝 재구성했습니다. 영화의 전통과 당시 사용된 기법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 세계관에 어울리는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꽤 오래전에 저는 모바일 게임 '스타워즈 갤럭시 오브 히어로즈'에서 랭커 사운드 디자인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요. 몇 년이 지나 다시 한 번 랭커 사운드를 작업할 기회를 얻게 되어 기뻤고, 그동안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AB: 저는 모구(Mogu) 사운드를 즐겁게 디자인했습니다. 모구는 왐파(Wampa)에서 영감을 받은 크리처로, 일종의 먼 친척같은 존재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서로 같은 계열이라는 느낌을 주되 고유한 개성이 드러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저는 먼저 원작 영화에서 벤 버트(Ben Burtt)가 왐파 사운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조사했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닉 본 캐널이 말했듯이, 저희는 The Sounds of Star Wars라는 책을 참고했는데요. 이 책에는 코끼리와 바다사자의 소리가 소스로 활용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부터 시작했지만, 곧 다른 동물 소리와 제 목소리, 직접 녹음한 슬라임 소리 등을 더해 모구 음성을 보완해 나갔습니다. 왐파는 등장 분량이 많지 않아 음성의 폭이 좁았던 반면, 모구는 훨씬 더 다양한 표현이 필요했거든요. 몇 차례의 수정 끝에 모구의 주요 사운드 레이어는 바다코끼리와 개코원숭이 소리로 구성되었으며, 왐파와 사촌지간이라는 느낌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사운드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현 단계에서 어떤 변화 요소를 주셨나요?
AB: 게임에서 반복은 참 까다로운 요소입니다: 반복이 너무 적으면 게임이 단조롭게 느껴지고, 반대로 너무 많으면 사운드의 일관성이 떨어지거나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적인 사운드를 놓치게 될 수 있거든요. 플레이어 주변에서 계속 들리는 앰비언스나 사운드의 경우, 반복감 없이 다양하게 들리게 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보통은 루프 기반의 랜덤 컨테이너 같은 표준적인 방법으로 구현합니다. 앰비언스 크리처가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신경을 많이 썼고, 조류나 포유류 등으로 세분화해 배치했습니다. 일부 레벨에서는 한 타입에 10가지가 넘는 개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레벨의 각 구역마다 다양한 종의 크리처를 조금씩 배치해, 플레이어가 이동하면서 어떤 종은 더 많이, 어떤 종을 덜 들리게 되어 소리풍경이 조금씩 변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앰비언스를 최대한 다이내믹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요. 저희는 소리풍경의 다양한 요소를 제어하기 위해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바람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모든 바람 소리는 Actor-Mixer의 Wind Bus로 보내지며, 이 Bus에서는 Wind Level RTPC를 제어하는 미터가 작동됩니다. 이 RTPC를 활용해 사막에서 금속 표면 위로 흩날리는 먼지 소리나 낡은 건물의 삐걱거리는 소리 등을 동적으로 제어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리풍경은 더욱 다채로워졌고, 플레이어가 알아차리지는 못해도 분명 체감할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NVK: 알렉스가 이미 말한 내용에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사운드 팀은 게임이 진행될수록 세계가 점차 변화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훌륭하게 구성해 주었습니다. 수년 동안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고 계속 듣다 보면 반복적으로 들리는 사운드에 상당히 민감해지기 때문에, 이런 사운드는 게임 출시 전에 대부분 걸러지게 됩니다. 또한, 자주 들리게 될 사운드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미리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운드를 기억에 남고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음조를 활용하는 편이지만, 자주 반복해서 들리는 사운드는 예외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레이어가 수없이 반복해서 듣게 되는 사운드의 경우, 반복적인 느낌을 줄이기 위해 노이즈 기반 접근 방식을 디자인에 적용합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예요. 광선검은 음색이 뚜렷하니까요. 하지만 이동 사운드나 포스의 힘(Force power)과 같이 자주 들리는 소리에는 노이즈 기반의 사운드를 적용하고, 강화된 능력처럼 덜 자주 들리는 사운드에는 뚜렷한 음색을 더해줍니다.
사운드 디자인이나 구현 측면에서 가장 좋아하는 크리처가 있으신가요?
AB: 제가 작업한 크리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라우카(Rawka)예요. 모든 크리처 중에서 디자인과 구현은 가장 단순한 편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가 더 좋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라우카의 음성 중 95%는 제가 플라스틱 기프트 카드를 휘어서 만들어낸 소리고, 나머지는 침 튀는 소리와 부리가 딸깍거리는 소리를 살짝 더해 완성했어요. 라이브러리 사운드를 사용하는 대신, 플라스틱 카드를 직접 휘어 소리를 만들면서 가능한 한 다양한 변형을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폭넓은 사운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컨테이너 안에는 소리의 느낌만 비슷하다면 서로 다른 음색의 변형들을 함께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라우카의 사운드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각 애니메이션에 어떤 사운드를 매칭할지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NVK: 저도 알렉스가 작업한 라우카 사운드를 정말 좋아해요. 제가 작업한 크리처 중에서는 네코(Nekko)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플레이어가 네코를 부를 때 들리는 인상적인 울음소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또한, 이 크리처는 호흡 시스템을 활용해, 탑승 시간이 길어질수록 숨소리나 끙끙거림이 점점 더 빠르고 격해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포스의 힘을 상호작용 가능한 형태로 구현할 때, 기존 게임이나 미디어 속 표현을 참고하신 적이 있나요?
NVK: 훌륭한 사운드의 스타워즈 게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특히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015)'에서 작업된 사운드를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습니다. 제가 처음 그 게임의 사운드를 들었을 때 정말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전까지는 스타워즈 사운드가 그렇게 훌륭하게 재해석된 게임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영화 속 사운드를 게임으로 옮겨낸 성과는 지금까지도 게임 오디오 업적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업적 중 하나로 꼽힙니다.
포스의 힘 사운드 덕분에 저희는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 많은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포스의 힘의 기본적인 사운드 디자인은 대부분 캐빈 노타(Kevin Notar)가 맡았으며, 이후 저희는 칼의 캐릭터성과 능력 사운드를 개발하면서 스타일을 계속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포스의 힘은 때때로 압도적인 규모의 파괴를 동반하는데요. 물리 오브젝트의 사운드를 구현할 때 어떤 점들을 특별히 고려하셨나요?
AB: 적어도 저에게는 물리 오브젝트 사운드가 가장 구현하기 까다로운 사운드 중 하나였어요. 물리 오브젝트 사운드의 완성도는 대부분 구현과 믹스에 달려 있으며, 실제 음원보다는 전반적인 사운드의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사운드는 중첩된 Switch 계층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Switch는 오브젝트의 속도 RTPC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이를 통해 임팩트 강도에 따라 사운드를 전환하도록 했습니다. 이 RTPC는 사운드 볼륨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Switch는 임팩트가 플레이어에 의해 발생했는지를 판별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임팩트 속도에 가중치를 적용하여, 오브젝트를 밀 때 사운드 경험이 더 직관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했는데요. 이때 사운드의 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에 의한 임팩트인지 여부를 판별하도록 했습니다.
물리 사운드 애셋을 제작할 때는, 양이 곧 질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각 사운드가 다음 변형 사운드와 최대한 다르게 들리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 제가 써 본 어떤 방식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Dredger Gorge 내부 구역에 매달린 체인 사운드를 처음 작업했을 때, 강한 임팩트 사운드들이 모든 비슷한 길이와 비슷한 체인 '반동' 리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비슷하고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피드백을 반영해 임팩트 사운드마다 서로 다른 트랜션트와 '음절'이 느껴지도록 정교하게 편집하고 재녹음했습니다.
오브젝트가 미끄러지고 구르는 사운드의 경우에는 각각 별도의 이벤트와 RTPC를 사용했지만, 전체적인 처리 방식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RTPC는 볼륨과 필터링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었고, 표면에 따라 루프 사운드를 전환하기 위해 Switch를 활용했습니다. 일부 오브젝트는 우선순위가 높다고 판단되어, 표면에 맞는 사운드를 맞춤 제작해 애셋에 포함시켰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본 '오브젝트' 루프와 '표면' 루프를 동시에 재생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는데요. 이 '표면' 루프 사운드는 다른 물리 오브젝트들과 공유해서 사용했습니다.
게임 전반에는 다양한 디자인 및 퍼즐 요소들이 있어, 이에 맞는 맞춤형 사운드 디자인과 구현이 필요했을 텐데요. 이러한 요소들과 결합해 게임플레이를 강화하면서, 완료 시 일종의 보상처럼 들리는 사운드를 만들 사례가 있을까요?
AB: 칸티나(Cantina) 공간의 내부에서는 주크박스처럼 재생되는 여러 곡의 음악 트랙이 있습니다. 팀의 목표 중 하나는, 게임을 진행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칸티나가 점차 복구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음악 팀과 협력하여 칸티나의 상태에 따라 음악 트랙을 다르게 처리했습니다.
게임 초반의 칸티나는 낡고 허름한 상태이기 때문에, 음악이 마치 망가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처럼 얇고 저음질로 들리도록 다양한 사운드 처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애쉬(Ashe)와 DD-EC를 영입한 이후에는 이들이 칸티나와 스피커를 수리하게 되고, 음악도 훨씬 좋은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어 원래 믹스에 가깝게 들리게 됩니다. 주크박스 UI를 조작하면 적용되어 있던 이펙트가 제거되고, 원래의 믹스 상태로 음악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제다이 명상실 퍼즐 중에 사운드 디자인 측점에서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구현 과정에서 어떤 다이내믹한 요소나 독창적인 방식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B: 코브 테크(Koboh Tech) 퍼즐의 시스템적 요소를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는 브릿지(bridge)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브릿지의 앰비언스 아이들 사운드를 믹스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저의 큰 과제였죠. 저는 사운드가 스플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등의 여러 기법을 시도해 봤지만, 브릿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위치적으로 매우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그 위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브릿지의 루프 사운드는 복수 위치(Multiple position) 이미터를 사용하기로 했는데요. 브릿지가 확장될 때, 몇 개의 이미터가 필요한지 알아내기 위해 수학적인 계산이 수행되고, 브릿지 길이에 따라 일정 간격으로 이미터들이 배치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브릿지 어디에 서 있든 사운드가 항상 브릿지 자체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거든요.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의 오디오 | Wwise 투어 힐베르쉼 2023
2023년 힐베르쉼에서 열린 Wwise 투어에서 닉 본 캐널, 알렉스 반하트, 콜린 그랜트 세 명이 자리를 함께하여, Wwise를 활용해 어떻게 이 멋진 게임에 생명을 불어넣었는지 소개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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